살아가면서 꼬냑이라는 이름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양주의 종류 중 위스키, 브랜디, 꼬냑은 술은 못 마시는 사람이라도 알 정도로 유명한 양주입니다. 그런데 이 양주 종류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지난번 글에서는 모든 양주 종류별 생산하는 차이를 간단하게 알아봤다면, 이번 지식 한 꼬집은 꼬냑과 위스키는 어떻게 다른지 자세한 차이점과 브랜디의 유래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브랜디(꼬냑)의 유래
네덜란드 상인의 아이디어
브랜디와 꼬냑
브랜디의 대명사 꼬냑
브랜디(꼬냑)와 위스키의 차이
생산 방식의 차이
재료의 차이
숙성 기간(등급)의 차이
브랜디(꼬냑)의 유래
우리가 가장 많이 먹는 술인 소주의 뜻이 무엇인 줄 아시나요? 바로 불태울 소(燒)에 술 주(酒) 자를 써서 불태운 술이라는 뜻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소주가 되었습니다.
서양에도 우리나라 소주 이름의 뜻과 똑같은 의미의 술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자세하게 알아볼 '브랜디'라는 양주인데요. 브랜디라는 단어는 원래 불에 태운 와인이라고 해서 '번트 와인(burnt wine)'이라는 뜻을 지닌 '브란데 베인'이라고 하는 네덜란드 말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여기서 브랜디는 프랑스 술인데 왜 네덜란드에서 유래된 말인지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네덜란드는 풍차나, 튤립은 유명해도 세계적으로 크게 알려진 술도 없는데 말이죠.
네덜란드 상인의 아이디어
16~17세기 당시 유럽에서는 포르투갈, 스페인에 이어서 무역의 강자로 떠오른 게 네덜란드입니다. 당시 네덜란드 상인들이 재미를 많이 봤던 무역품이 바로 와인이었습니다.
네덜란드 상인들은 프랑스 보르도 같은 지역에서 와인을 가져다가 영국이나 북유럽에 팔았던 건데요. 하지만 항해가 길어지면서 와인맛이 변하거나 상해서 버려야 했던 일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버려지는 와인이 많아지면서 상인들이 손해도 매우 컸습니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와인을 끓여 도수 높은 증류주로 만들면 아무리 항해가 길어져도 상할 일이 없다는 것이었죠.
심지어 증류한 술은 부피가 크게 줄기 때문에 배에 선적할 공간도 덜 차지하고, 여기에 양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던 주류세까지 적게 낼 수 있었기 때문에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지고 왔습니다.
와인을 끊여 증류한 술은 영국을 비롯해 유럽 각지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대유행을 했고, 네덜란드 상인들도 큰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불에 태운 와인이라는 뜻의 브란데 베인에서 유래된 브랜디라는 이름이 탄생한 것이죠.
결국 와인을 증류한 술은 12세기부터 존재했지만 대중화를 시킨 건 네덜란드 상인들입니다. 이제 브랜디의 유래는 알겠는데 그럼 꼬냑은 어떻게 탄생한 술일까요?
브랜디와 꼬냑
TV나 영화의 파티 장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술이 있는데요. 바로 '샴페인'입니다. 그럼 샴페인은 어디에서 만들까요? 세계 곳곳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지만 샴페인이라는 스파클링 와인은 프랑스 북부에 있는 샴파뉴 즉, 샴페인 지방에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만 샴페인을 부를 수 있습니다.
꼬냑도 삼페인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남서부 지방에 있는 지역의 이름입니다. 이 지역에서 만드는 브랜디가 너무 유명하다 보니 꼬냑 지방에서 만든 브랜디를 그냥 꼬냑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결국 프랑스 어느 지역에서 브랜디를 만든다고 해도 꼬냑 지방에서 만들지 않으면 절대 꼬냑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죽하면 프랑스에는 "모든 꼬냑은 블랜디지만, 모든 브랜디가 꼬냑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왜 수많은 브랜디 종류에서 중에서 유독 꼬냑만 그렇게 유명한 것일까요?
브랜디의 대명사 꼬냑
브랜디 1병을 얻기 위해서는 와인 약 9병을 증류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브랜디 1리터를 얻기 위해서는 와인 9리터가 필요하는 것인데요. 네덜란드는 지리상 포도 농사에 적합한 땅이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와인을 생산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상인들이 수출용 브랜디 생산 기지로 삼은 것이 바로 프랑스 꼬냑 지방이었습니다. 꼬냑 지방은 엄청난 포도 밭을 자랑했고, 근처에 울창한 숲까지 있어서 떨감으로 쓸 나무도 충분했습니다.
여기에 꼬냑 근처에 있는 샤랑트라는 강이 대서양까지 이어져 있었기 때문에 바다로 나가는 운송도 매우 편리했습니다. 결국 네덜란드 상인들은 프랑스 꼬냑 지방에 대규모 증류소를 세우고 이곳에서 생산한 브랜디를 배에 실어 유럽 각지로 내다 팔았습니다.
이렇게 팔려나간 브랜디의 양이 엄청나게 많고, 유럽 각지에서 워낙 인기를 끌다 보니 꼬냑의 명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코냑 하면 브랜디의 대명사 또는 브랜디의 제왕으로 불리게 된 것이죠.
브랜디(꼬냑)와 위스키 차이
브랜디(코냑)와 위스키 차이로 만드는 재료와 생산하는 나라의 차이라고만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요.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차이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생산 방식의 차이
다들 아시다시피 위스키는 곡물(#몰트)로 만들고, 꼬냑은 포도로 만들어서 재료부터가 다른데요. 재료가 다르다 보니 생산하는 방식도 크게 차이가 있습니다.
위스키 싱글몰트 증류소에서 전화 한 통이면 바로 저장해 놓은 몰트를 받아 볼 수 있기 때문에 일 년 365일 술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꼬냑은 막 수확한 포도를 이용해서 술을 만들기 때문에 술을 증류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1년 중 10월 중순까지 포도 수확을 마치면 그때부터 다음 해 3월 31일까지만 증류를 하고 4월~8월까지는 전혀 증류를 하지 않습니다. 이때는 포도가 한창 자라시기기 때문에 포도 농사에만 집중합니다.
#몰트란?
보리를 싹을 튀어 말린 곡물은 몰트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식혜를 만드는 재료로 많이 사용되며, 엿기름이라고도 합니다.
재료의 차이
다른 브랜디와는 다르게 꼬냑을 만드는 포도는 블랑이라는 청포도를 사용합니다. 즉, 레드와인이 아닌 블랑이라는 청포도로 만든 화이트와인을 증류해서 숙성을 한 브랜디가 꼬냑이 되는 것이죠.
블랑이라는 품종의 청포도는 산도가 높아서 이 포도로 브랜디를 만들면 다른 재료로 만든 브랜디 보다 향긋한 꽃향기도 나면서 풍미가 매우 올라가기 때문에 최고급 술이 나온다고 합니다.
숙성 기간(등급)의 차이
위스키 병을 보면 숙성 기간이 숫자로 표기되어 있는데요. 이는 증류한 술을 오크통에 넣는 당일부터의 수성 기간을 표시한 것입니다. 하지만 꼬냑의 숙성 기간의 기준과 표시하는 방법부터가 위스키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숙성 기간의 차이
꼬냑은 위스키와 다르게 오크통에 증류된 와인을 넣는 당일부터 숙성 기간을 계산하는 것이 아닌 증류 시즌이 끝나는 다음 해 4월 1일부터 숙성 기간을 계산하고 있습니다.
위에 생산 방식의 차이에서 말씀드렸지만 꼬냑은 3월 31일까지만 생산하고 4월 1일부터는 포도를 키우는 일에 집중하기 때문에 해당 증류 시즌에 만든 꼬냑은 모두 숙성이 시작된 일자가 동일합니다.
✅숙성 등급 표기의 차이
위스키는 숙성한 기간을 12년, 17년, 21년 이렇게 알기 쉽고 명확하게 숫자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꼬냑은 어디에도 숙성 기간을 표기한 숫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이는 꼬냑이 위스키와는 다르게 숙성 기간을 년수 숫자가 아닌 알파벳 등급으로 표기하기 때문입니다. 매년 4월 1일 기준으로 숙성 기간이 1년이 지난 꼬냑은 등급이 없습니다. 이유는 꼬냑은 숙성 기간이 최소 2년이 지나야지만 등급이 매겨지고 판매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숙성 기간이 2년 이상된 꼬냑의 등급을 VS(Very Special)라고 표기하고, 숙성 기간이 4년 이상된 등급을 VSOP(Very Superior Old Pale)라고 표기하며, 10년 이상된 등급을 XO(Extra Old) 표기합니다.
#꼬냑은 숙성 기간에 따라 다음과 같은 등급으로 구분합니다.
- VS(Very Special): 최소 2년 이상 숙성
- VSOP(Very Superior Old Pale): 최소 4년 이상 숙성
- XO(Extra Old): 최소 10년 이상 숙성
- XXO(Extra Extra Old): 최소 14년 이상 숙성
숙성 등급의 기준은 위스키와 마찬가지로 혼합된 꼬냑의 원액 중 가장 숙성 기간이 짧은 연도를 기준으로 등급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즉, 꼬냑의 숙성 기간이 2년, 4년, 10년이 된 원액을 혼합했다면, 가장 짧은 숙성 기간인 2년을 기준으로 VS등급으로 표기됩니다.
이렇게 브랜디(꼬냑)의 유래부터 위스키와 차이점까지 재미있는 지식 한 꼬집을 알아봤는데요. 이 정도만 알고 술자리에 가셔도 유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다음에 다시 당신만 모르던 지식 한 꼬집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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